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망우초/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1. 2. 5. 02:47

 

 

    망우초

 

    정숙자 



  묵향 욱욱한 조선 오백 년

  사대부집 족보는 아닐지라도


  
초가삼간

  웃음소리 넉넉한 살림과

  함께 해 온 얼굴


  
한겨울

  베옷으로 지낼 줄도 안

  인현왕후, 혜경궁 홍씨


  모시타래 마냥 희어버린

  고향집 어머니 뒤돌아보듯


  연녹색 치마 땅에 이끌며

  설풋이 지는 해

  적시는

  신라 와당, 그 황토빛 미소

 

   -----------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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