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Rime(상고대)/ 정재학

검지 정숙자 2016. 10. 28. 19:08

 

 

    Rime(상고대)

 

     정재학

 

 

  내 사랑은 투명하다. 나뭇가지 위 겨울 아침 햇빛을 받고 있는 새

들처럼, 가지를 붙잡고 밤을 새우며 아침을 기다렸던 순수처럼

 

  너만을 위해 밤을 새운 나의 눈빛은 새들처럼 투명하리라.

 

  헐벗은 새들이 날아가고 있다. 가벼운 깃으로부터 반사하는 햇빛

이 눈부시다. 사랑이 저토록 반짝인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어둠 속에서 가만가만 토해내던 지난밤의 한숨, 아침햇살에 얼어

있었던 그것들. 다만 반짝인다는 것이 새로울 뿐이다.

 

  눈부신 햇살 아래.

  밤을 새웠던 내 몸짓과 언어는 이제 곧 녹아 사라질 것이다.

 

  그것들이 지면 위에 한 방울 물방울로 낙하하는 동안, 나는 다시

한숨을 토해낼지 모른다. 그 한숨 속에 섞여서 기화(氣化)한 나의 사

랑은 이 겨울 저 나뭇가지에 수정으로 얼어 있을지라도.

 

  그리고 햇빛을 받으며 새들이 날아가고 난 뒤, 반짝이며 떨어지는

눈물들. 내 사랑은 처음부터 투명하였다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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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月刊文學 』2016-11월호 <시>에서

  * 정재학/ 2004『시인정신』으로 등단, 시집『세월이 가도 허공에 있습니다』『프로이드의 찻집』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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