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불교문예』2016년 하반기 신인상 시 부문( 당선작 중 1편)
진화하다
정영선
나이 마흔 넘어서야 장가간 닭집 사내는 늘 싱글벙글이다 닭을 손
질하는 그의 옆에는 베트남에서 온 망초꽃 같은 어린 새댁이 껌딱지
처럼 붙어 있다
재래시장에 생닭집이 그 집 한집만 있는 건 아닌데 나는 무슨 연유
인지 꼭 그 집에만 간다 특별히 더 물건이 싸거나 주인이 친절하지도
않다 그저 마음이 앞서가니 발길도 따라간다
처음 새댁은 손님을 보고 멀뚱거리며 샐죽하더니 점점 눈치로 때
려잡더니 언제부턴가 어눌했던 말투가 제법 또렷해지더니 이제는 천
원만 깎아달라는 손님에게 깜짝 놀라는 시늉까지 하며 남는 게 없다
고 손사래 친다
어제는 간만에 그 집에 갔다 새댁 배가 남산만하다 내가 주문한 닭
을 상처투성이 통나무 도마 위에 눕히고는 거침없이 칼을 내리치는
솜씨가 닭집 각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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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예』2016-가을호 <2016년 하반기 계간 『불교문예』신인상 시 부문> 당선 작 중에서
* 정영선/ 전북 장수 출생,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