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
김산
차가운 냉동고의 드라이아이스가 을씨년스러웠다
열린 관 사이로 천에 들러싸인 작은 손이 툭 떨어졌다
장의사는 여기도 만저보고 저기도 만져보라고 했다
딱딱한 발도 만지고 손등으로 이마도 짚었다
반지 하나 없는 손에 깍지를 끼고 힘껏 쥐어도 보았다
어디선가 작게 흐느끼던 소리가 새어나오자
꽝, 하고 터진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산탄처럼 흩어졌다
한 번 터진 울음소리는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었다
관을 덮으려고 하자 그 울음소리는 더욱 맹렬해졌다
연분홍빛 분을 칠한 애인은 그만 됐다는 듯 웃고 있었지만
몇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관을 붙들고 있었다
입술을 꾹 다문 상주는 나무못으로 관 뚜껑을 단단하게 쳤다
납골당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말문이 막힌 채로 창밖을 스치는 가로수들을 볼 뿐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던 나무 이파리들이 풍경 뒤로 멀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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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2016-가을호 <신작시>에서
* 김산/ 1976년 충남 논산 출생, 2007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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