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동생과 나/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1. 1. 27. 01:21

 

 

 

    동생과 나

 

   정숙자 



  
코스모스

  참새, 동생과 나

  안과의의 막대기가 짚어준

  시력을 벗어난다


  
여기는 서울, 강남도 시골

  껍질만 뜬 달을

  석류알 입에 문 듯

  참이슬이 집 짓고 지키는 아침


  
낮과 달을

  깎아서

  보낸

  이야기,

  웃으면서 걷는 슬픈 이야기


  
열 몇 살 때이던가

  마당가에 굴러간 콩 줍던 우리,

  남의 발에 밟힌 양

  나이는 머리로나 먹는 것이라면서


  
언젠가는 또 다른 자매가

  이렇게 웃으며 지나갈 길

  안개와 비, 그리고 가을 사이로

                  

      ----------------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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