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우리 고향 팽나무/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1. 1. 24. 01:02

 

 

    우리 고향 팽나무

 

    정숙자



  
뼈마디 몇 개

  내어놓고 살았다


  
큰무당

  열병들어

  찢겨나간 하늘


  
뺑덕어멈

  늦도록 웃다가

  잠든 지붕도

  우리 고향

  삼백 살 넘은 팽나무는

  그러려니, 하고만

  바라보면서


  
너호 너호 에이넘차 너호

  너호 너호 에이넘차 너호


  
노랑색

  남색

  부화하는 별 

 

  팔 안에 들여놓고 순이 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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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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