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측면의 빛

검지 정숙자 2016. 2. 23. 23:47

 

 

    측면의 빛

 

     정숙자

 

 

   비껴서는 소리 굴러간다

   어둠이 멈칫한다

 

   점점 떠오르는 저 맑은 소리

   속이 꽉 찬 구일까

   (그렇다면) 수정구일까

 

   결코 드러나지 않지만, 없지는 않은

   주름진 바람 편집하는

   기시감도 사뿐히 밀고 나아가는

 

   뻐꾸기가 정확히 열두 번 중얼거린다

 

   00:00인 적 있다고 하지

   23:59:60 사이, 그 찰나에

   혼돈을 부여하며 흩어진/흩어지는

   급팽창은 가설일까?

 

   같은 차원에 살지만 각기 다른 차원을 사는 우리들

 

   굴절과 모호에 찔린

   응시뿐인 한 밤 깊숙이 세워

   달만큼만 여위거라 굶기는 침묵

 

 

   *『시에』2016 -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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