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명사 초대석 | 윤무부(조류학자) |≪현대시≫ 2011년 1월호에서 발췌함
새의 눈으로 세상이 희망을 바라보다
-글, 김장호(시인)
……
부전자전인가. 외아들은 어릴 때부터 새에 궁금증이 많았다. 아들이 처음 경희대 생물학과에 진학한다고 했을 때, 아내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고 극구 만류했다. 새를 쫓아다니는 인생이 얼마나 배고프고 고달픈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아들의 고집도 완강했다. 단식까지 하던 아내는 결국 아들에게 지고 만다. 그 옛날 윤 박사의 부모님이 그랬듯이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는 것이다. 아들 종민 씨는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콜로라도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새 박사 부자가 탄생한 것이다. 아들과 함께 세계 최초로 ‘조류 생태 사이버박물관’을 세우는 게 그의 꿈이다.(p236中)
윤무부 박사는 가끔 결혼식 주례를 설 때가 있다. 새 박사답게 결혼식 주례사도 남달라서 하객들이 좋아한다.
“먼저 ‘학같이 건강하게 오래 살라’는 말을 합니다. 두 번째는 ‘원앙처럼 금슬이 좋은 부부가 돼라’고 얘기하죠. 부부의 사랑을 상징하는 원앙처럼 해로하기를 당부합니다. 평생 무리생활을 하는 원앙은 색깔이 예쁘고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라 여깁니다. 끝으로 ‘기러기처럼 질서를 지켜라’고 얘기합니다. 기러기는 줄을 서서 하늘을 날아가는 습성이 있어요. 앞의 새가 바람의 저항을 막아주어 뒤따라오는 새들의 수고를 덜어줍니다. 결혼은 함께하는 삶인 만큼 이처럼 서로가 서로를 등대 삼아 살아가라고 당부합니다.” (p237中)
……
*윤무부(조류학자): 경남 거제도 장승포 출생, 경희대 문리대 생물학과, 동 대학원 졸업
*김장호(시인): 경북 달성 현풍 출생, 2005년『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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