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눈물
강준형
흥덕사지(興德寺址)를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로
사람 살아가는 법을
부자긴에 턱없이 나누면서 걸었다
자식도 풍안에 있을 때는
내 새끼가 제일이라 자랑하지만
저대로 가정을 이루고
나가 살게 되면 좋은 소식이나 들려오면
더 이상 바랄 바 없는 부모의 마음이다
허나 그들의 행복마차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덜커덩하는 소리가 들려오면
부모의 깊은 심천(心泉)에서는
아버지의 터진 가슴속에
어미의 뜨거운 눈물이 고이는 것을
이 시간도 아버지의
눈물 속엔 아들의 모습만이 어른거린다.
*『들소리문학』2015- 가을호 <시>에서
* 강준형/ 경기도 평택 출생, 1969년 시집『댕기』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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