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아버지의 눈물/ 강준형

검지 정숙자 2015. 10. 17. 11:11

 

 

    아버지의 눈물

 

     강준형

 

 

  흥덕사지(興德寺址)를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로

  사람 살아가는 법을

  부자긴에 턱없이 나누면서 걸었다

 

  자식도 풍안에 있을 때는

  내 새끼가 제일이라 자랑하지만

  저대로 가정을 이루고

  나가 살게 되면 좋은 소식이나 들려오면

  더 이상 바랄 바 없는 부모의 마음이다

 

  허나 그들의 행복마차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덜커덩하는 소리가 들려오면

 

  부모의 깊은 심천(心泉)에서는

  아버지의 터진 가슴속에

  어미의 뜨거운 눈물이 고이는 것을

  이 시간도 아버지의

  눈물 속엔 아들의 모습만이 어른거린다.

 

 

 *『들소리문학』2015- 가을호 <시>에서

 * 강준형/ 경기도 평택 출생, 1969년 시집『댕기』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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