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주스님
허윤정
정상에 오르니 거기 또 산이 있네
홍천군 화천면 풍천리 가리산 관음선원
부처님도 외로우신가! 문밖에 귀를 대고
능주 스님 눈빛이 꼭 닮은 누렁이 한 마리
사람이 그리워 달려 나와 반긴다.
하늘은 사정없이 눈발을 흩날리고
마가목주로 담근 술과 꿀차로
산비탈 손잡아 배웅해 주시던 능주 스님.
이승의 그 눈빛
이미 억겁의 회랑을 돌아가고
산새들 쑥국새 울음소리만
하늘에 손닿을 듯 그 인연이 멀어라.
*『문학청춘』2015-가을호 <문학청춘의 시와 시인>에서
* 허윤정/ 경남 산청 출생, 1980년『현대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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