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능주스님/ 허윤정

검지 정숙자 2015. 9. 19. 22:13

 

 

    능주스님

 

    허윤정

 

 

  정상에 오르니 거기 또 산이 있네

  홍천군 화천면 풍천리 가리산 관음선원

  부처님도 외로우신가! 문밖에 귀를 대고

 

  능주 스님 눈빛이 꼭 닮은 누렁이 한 마리

  사람이 그리워 달려 나와 반긴다.

 

  하늘은 사정없이 눈발을 흩날리고

  마가목주로 담근 술과 꿀차로

  산비탈 손잡아 배웅해 주시던 능주 스님.

 

  이승의 그 눈빛

  이미 억겁의 회랑을 돌아가고

 

  산새들 쑥국새 울음소리만

  하늘에 손닿을 듯 그 인연이 멀어라.

 

 

  *『문학청춘』2015-가을호 <문학청춘의 시와 시인>에서

  * 허윤정/ 경남 산청 출생, 1980년『현대문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