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불 먹은 용/ 전순영

검지 정숙자 2015. 7. 2. 17:13

 

 

      불 먹은 용

   

       전순영

 

 

  타고 있다

 

  먹빛 하늘 히말라야 산정에 매달린

  용 한 마리

 

  에베레스트 테시탐차 고개는 죽음의 고개

  카라코담에서 인도, 네팔 히말라야 하늘에다 몸을 던져

  씻고 또 씻고, 히말라야 넋과 칼춤을 추면서 때로는

  골짜기에 떨어진 한 알의 먼지가 되어

  바위와 결투를 하면서 걷고 또 걷는…

 

  하늘엔 별들이 벚꽃처럼 흩날리는 가도 가도

  신을 향해 두 손을 모은다

 

  정글 속에서 이빨을 드러내고 달려오는 하얀 사자 앞에

  나를 내어주고

  참 나를 담으려 카메라에 손과 발 공중에 매달아 놓고

 

  신만이 사는 히말라야 산자락을 툭 잘라내

  심장에 풍덩 담갔다가 걸쳐놓은 선홍빛 명주 한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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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학』2015-7월호 <신작시>에서

  * 전순영/ 1999년『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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