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무심(無心)-저수지 고사목/ 김주대

검지 정숙자 2015. 6. 19. 14:20

 

 

          무심(無心)  

          ― 저수지 고사목

 

          김주대

 

 

   나무는 물로 돌아가는 중이다. 목숨을 잡고 직립하던 나이테

를 풀며 죽은 듯이 움직인다. 뿌리는 하늘을 딛고 그림자는 물

속에 내려 무심을 이루려 한다. (길을 가다가 문득 목숨 전체가

당신 쪽으로 우묵하게 가라앉는 걸 느낀 적이 있다) 영혼의 머리

수평선 아래 누이기 위해 빛이 빠져나왔던 수면을 열고 있다.

 

 

        * 『문예바다』2015-봄호 <신작시>에서

        *  1989년『민중시』, 1991년『창작과 비평』으로 작품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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