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無心)
― 저수지 고사목
김주대
나무는 물로 돌아가는 중이다. 목숨을 잡고 직립하던 나이테
를 풀며 죽은 듯이 움직인다. 뿌리는 하늘을 딛고 그림자는 물
속에 내려 무심을 이루려 한다. (길을 가다가 문득 목숨 전체가
당신 쪽으로 우묵하게 가라앉는 걸 느낀 적이 있다) 영혼의 머리
를 수평선 아래 누이기 위해 빛이 빠져나왔던 수면을 열고 있다.
* 『문예바다』2015-봄호 <신작시>에서
* 1989년『민중시』, 1991년『창작과 비평』으로 작품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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