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거꾸로 보는 한국문학사 (3-1)/ 이만식

검지 정숙자 2015. 5. 7. 01:35

 

 

     거꾸로 보는 한국문학사 (3-1)     

     - 이성

 

      이만식

 

 

  한국문학사가 기술의 문제가

  시는 (서정적) 감정의 표현이라는,

  이성은 산문으로만 표현된다는

  서정성에 대한 집착 때문에 기인한다.

 

  (그래서, 이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지만,

  내가 시를 써서 보내면, 행갈이를 하니까

  시겠지만, 그래도 시인지 산문인지 헛갈려

  하는데, 창작시가 들어있는 평론을 써서

  보내면, 이걸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어려워한다.)

 

  감정 역시 생각처럼 틀릴 수 있다.*

  어떤 서정시의 어떤 감정이든, 영원히 순수할 수는

없다.

 

  이런 부담감을, 이런 삼팔선을 넘어서면,

  인류의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공헌한다는,

  기준만 가지고, 한국문학사를 누구나,

  서로 만들어내고, 서로 고쳐가면서,

  과거가 아닌, 현재의 사태로, 만들어갈 수 있겠지. 

 

 

   * 이승진 평역, 『시의 꽃잎을 뜯어내다 - 브레히트 시론』. 서울: 한마당. 15-16쪽: "작품뿐 아니다. 개인적으로 잘 알고 지내는 시인들이 여럿 있는데, 나는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다른 글을 쓸 때와는 달리 유독 시를 쓸 때면 이성적인 것을 멀리 하는 것을 보고 놀랄 때가 자주 있다. 혹시 이들은 시를 단지 감정적인 것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아닐까? 또 오직 순수 감정적인 것이 존재한다고 이들은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게 믿고 있다면 이들은 적어도 감정 역시 사고처럼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점을 안다면 시인들은 보다 조심스럽게 시를 쓰게 될 것이다.

  몇몇 특히 시를 갓 쓰기 시작한 시인들은 그들이 정서에 젖어 무엇인가를 느끼려 할 때 이성적으로 생겨난 것이 이 정서를 망쳐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는 것 같다. 이와 같은 태도에 대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러한 걱정이야말로 정말로 어리석은 걱정이라는 점이며 위대한 시인들이 어떻게 작품을 만들어내는가를 안다면 이러한 걱정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들은 시를 쓸 때 사려 깊고, 명증한 사색을 멀리 하지 않으며 또한 이로 인해 이들 시인들의 창작이 방해받을 정도로 이들이 갖고 있는 정서가 대상적이고, 불안정하며, 쉽게 사라지고 마는 정서가 결코 아니다. 어느 정도의 들뜬 상태나 격양됨이 사고의 명증함과 직접적으로 배치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사람들은 이성적인 판단기준을 끌어들이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오히려 이 정서를 아주 비생산적으로 만든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싫으면 시 쓰는 것을 단념해야 할 것이다.

  시를 쓰려는 의도가 복된 것이라면 감정과 오성은 완전한 조화를 이룰 것이다. 이들은 즐겁게 서로를 부른다. 남은 것은 당신의 결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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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거꾸로 보는 한국문학사』/ 2015. 4. 30. <시산맥사>펴냄

     * 이만식/ 1992년『작가세계』로 등단, 현재 가천대학교 영미어문학과 정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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