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 표시
한정원
짧은 물결 표시 ~ 안에서
그가 긴 잠을 자고 있다
휘자(諱字) 옆에 새겨진 단단한 숫자
'1933년 3월 18일~2010년 4월 22일'
웃고 명령하고 밥을 먹던 거대한 육체가
물결 표시 위에서 잠깐 출렁거린다
햇빛이고 그늘이고 모래 산이던,
흥남부두에서 눈발이었던,
국제시장에서 바다였던
그가 잠시 이곳을 다녀갔다고
뚜렷한 행간을 맞춰놓았다
언제부터 ~ 언제까지 푸르름이었다고
응축된 시간의 갈매기 날개가 꿈틀
비석 위에서 파도를 타고 있다
효모처럼 발효되는 물결 표시 안의 소년
* 시집『마마 아프리카』에서/ 2015.4.15. <현대시학사> 펴냄
* 한정원/ 서울 출생, 1998년『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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