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엄만 꿈이 뭐였어요?
- 이지성| 김종원 공저『가장 낮은 데서 피는 꽃』
정정수경
대학원에 진학하자니 아무래도 난 공부타입이 아닌 것 같았다. 공무원 시험을 권유 받기도 했지만 매일 관공서의 녹색의자에 앉아 있어야 할 것을 생각하니 그 또한 망설여졌다. ‘나만의 베이커리? 패션 공부?’ 그러나 그 또한 내 배짱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렇게 헤매던 가운데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입사와 동시에 회사에서 나올 궁리를 하며 20대를 보냈다. <나의 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접은 적은 없지만, 자신을 던져 넣을 만큼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엄만 꿈이 뭐였어요?” 내가 낳은 아이가 이렇게 물을 정도로 커 버린 지금까지 나는 방황 중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저자는 아이들로 하여금 꿈꾸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만들고 맹목적인 경쟁만 남은 우리 나라 공교육의 실패를 지적한다. 그들은 새로운 교육의 희망을 찾아 필리핀으로 떠났다. 세계 3대 빈민도시 중 하나인 쓰레기마을 ‘톤도’. 그곳의 CDP(Children Development) 교육센터에선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게 아니고, 올바른 사람을 만드는 가치관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학생들은 돈 잘 버는 직업을 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고,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한 일을 하기 위해 공부한다. 도저히 꿈꿀 수 없으리만치 처참한 환경의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교육의 이념이다. 좋은 환경에 살지만 꿈〓돈 잘 버는 일이라는 공식을 배우며 자라는 우리나라의 아이들과는 얼마나 차이가 큰가.
또 눈길을 끄는 이야기는 이 교육센터를 이끄는 한국인 선교사 김숙향 님. 그녀는 전과 34범의 사형수였던 필리핀인과 결혼했다. 결코 쉽지 않았던 그들의 러브스토리는 사랑이란, 말보다 삶으로 드러난다는 점, 그리고 그녀가 그곳에서 행하는 교육은 사역이라기보다 ‘사랑’ 그 자체임을 알게 해준다.
물론 이러한 사랑의 근원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톤도 교육센터에서도 성경교육과 기도생활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주님의 사랑이 교육의 형태로 전해지자, 교실은 가장 행복한 장소, 공부는 즐거운 일이 되었다.
'자, 그럼 애들을 톤도로 보내야 하나?' 한국의 열정적인 학부모들을 위해 저자는 아이들을 교회 주일학교로 보낼 것을 권한다. 기도하는 교사들이 주님의 사랑으로 가르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기적이고 경쟁적인 한국의 교육이 잃어버린 것을 일깨워주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사고의 틀을 넓히고 주님의 성품을 배워가길 기도한다. 그리고 나의 꿈 찾기 또한 여전히 진행될 것이다. 주님과 함께라면 더 이상 방황은 없다!
* 《선한 목자의 편지》 2014.5.4. / 제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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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수경(본명 : 정수경). 대원외고 중국어과 졸, 고려대 문과대학 한문학과 졸, 가정주부, 선한목자 교회-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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