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예수님의 마음을 품는 삶
- 유기성『예수를 깊이 생각하라』
정정수경
엄마로서 살아가는 장점 두 가지는 시험을 보지 않는 것과 잘못해도 혼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렸을 땐 꾸중이나 훈계를 듣는 일이 종종 있었던 것 같은데, 나이 들면서는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배상의 책임은 있을지언정 내 잘못된 생각을 고치라는 요구는 줄어듦을 느낀다.
가르치고 고수해야 할 절대적인 가치가 사라진 탓이기도 하고, 개인들의 다양한 삶의 기준을 존중해주어야 하는 사회의 분위기 때문이기도 할 테다. 그래서 일상의 대화도 주로 피상적인 소재나 즉각적인 필요에 대한 것들뿐인 듯하다. 모두들 미성숙한 채로 스스로의 선생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이쯤 되니 우리가 바로 헨리 나우웬이 예견한 “아버지 없는 세대”라는 생각이 든다. 전통적 가치의 상징인 ‘아버지’로부터 오는 권위도 사라져버리고, 사람과 삶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가도록 가르치는 세대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신적 공허함을 달래줄 무언가를 더욱 갈구하며 자신의 내면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 초보 그리스도인인 나는 이런 목마름 속에 주님을 만난 것을 크게 감사함은 물론이거니와, 내 삶을 주님과의 친밀함으로 인도해주시는 담임목사님의 영성 칼럼에 큰 유익을 얻고 있다.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는 유기성 목사님이 매일 페이스북에 게재하는 칼럼을 엮은 두 번째 책이다. 전작 『예수를 바라보자』에서와 같이 글의 주제가 뚜렷하다. 바로 24시간 예수님을 바라보며 주님과 동행하는 삶. 그의 칼럼들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지만 책으로 읽는 감동은 더욱 진하다.
<선한목자교회>의 목회자로서 매순간 주님을 바라볼 것을 권유할 뿐 아니라, 삶에서 실천해 나가는 면면을 공개하는 모습 또한 귀감이 된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간간히 겪게 되는 나약한 순간들도 거리낌 없이 들려준다. “마음이 약해지기도 한다.”라거나 “울적하다 짜증나는 일이 있다 내가 부족하다고 여긴다.” 등의 구절은 내가 느끼는 좌절 앞에 큰 위안이 된다. 많은 이의 주목과 존경을 받는 위치에서도 그토록 겸손함과 솔직함을 잃지 않는 것은 늘 함께하시는 주님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예수를 바라보자” 혹은 “주님 안에 거하라” 는 구호가 추상적이고 막연하게 느껴질 때,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죄에 대한 문제, 기도의 훈련, 하나님과 친밀해지는 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준다. 대형교회 목회자로서 살아가는 분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것도 잔잔한 즐거움이다.
그럼 예수를 깊이 생각하면 어떻게 될까? “예수님을 계속 바라보면 마음과 말이 변하고 모든 일에 감사와 만족으로 살 수 있습니다. 영적으로는 온전한 믿음이 생기고 주님의 뜻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므로 순종의 능력까지 갖게 되는 것입니다.” 순종! 앞으로의 칼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선한 목자의 편지≫ 2014.12.7. / 제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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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수경(본명 : 정수경). 대원외고 중국어과 졸, 고려대 문과대학 한문학과 졸, 가정주부, 선한목자 교회-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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