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혈질이다
안차애
핏줄기가 내 몸 속을 200㎞의 속력으로 달린다는 것
을 알고부터 내 대책 없는 다혈질을 이해하게 되었다 고
개 끄떡여 인정하고, 다시는 구박하지 않게 되었다 우심
방 지나 좌심실 거쳐 달려나간 붉은피톨 흰피톨 혈소판
들이 아우토반에서 시험 질주하는 최신형 아우디 자동
차보다 빠른 전력질주로 달리는 것이다 하루에 내 몸 속
을 지구 둘레의 두 바퀴 반 거리만큼 쉼 없이 내달리는
피의 고단함을 알고부터 나의 울컥 성질도 다발성 신경
질도 너를 향한 대책 없는 펄떡거림도 먹어주게 되었다
냉각수도 없이 달리고 또 달려낸 핏줄기의 안간힘인 것
이다 나는 이제 세상을 향한 너를 향한 그 뜨거운 폭주
를 사랑하게 되었다 더 열혈이 되도록 맹렬이 되도록 쉼
없이 펌프질 잘 해야겠다
* 시집『치명적인 그늘』에서/ 2013.12.12.<문학세계사>펴냄
* 안차애/ 2002년 《부산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눈먼 집/ 나희덕 (0) | 2014.01.21 |
|---|---|
| 간유리를 본다/ 김종태 (0) | 2014.01.05 |
| 순수에 대한 보고서/ 최광임 (0) | 2013.12.24 |
| 시품 24/ 하덕조 (0) | 2013.12.19 |
| 물구나무서다/ 김세영 (0) | 2013.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