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나는 다혈질이다/ 안차애

검지 정숙자 2014. 1. 5. 02:14

 

 

     나는 다혈질이다

 

      안차애

 

 

  핏줄기가 내 몸 속을 200㎞의 속력으로 달린다는 것

을 알고부터 내 대책 없는 다혈질을 이해하게 되었다 고

개 끄떡여 인정하고, 다시는 구박하지 않게 되었다 우심

방 지나 좌심실 거쳐 달려나간 붉은피톨 흰피톨 혈소판

들이 아우토반에서 시험 질주하는 최신형 아우디 자동

차보다 빠른 전력질주로 달리는 것이다 하루에 내 몸 속

을 지구 둘레의 두 바퀴 반 거리만큼 쉼 없이 내달리는

피의 고단함을 알고부터 나의 울컥 성질도 다발성 신경

질도 너를 향한 대책 없는 펄떡거림도 먹어주게 되었다

냉각수도 없이 달리고 또 달려낸 핏줄기의 안간힘인 것

이다 나는 이제 세상을 향한 너를 향한 그 뜨거운 폭주

를 사랑하게 되었다 더 열혈이 되도록 맹렬이 되도록 쉼

없이 펌프질 잘 해야겠다

 

 

 * 시집『치명적인 그늘』에서/ 2013.12.12.<문학세계사>펴냄

 * 안차애/ 2002년 《부산일보》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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