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권순자
잠들지 못한 달은 어디에 숨어 있나
느릿한 구름
느리고 휘어진 얼굴이 천천히 울음을 쟁이는 동안
꽃은 시간을 되감고
느릿한 잠
잃어버린 당신의 잠은 어디에서 방황하고 있나
구름의 심장이 찢어지고
쏟아지는 울음이 줄기차다
단단하게 뭉쳐진 침묵이 터지면
저리도 세차게 허공을 치는구나
땅을 흔드는구나
썩어가는 냄새는 느리고
솟구치는 슬픔은 밤길 따라 붉게 퍼지는데
느릿한 물결
바람은 구불구불한 언덕을 넘어
아득하게 붉은 기억을 찾으러 간다
* 시집 『붉은 꽃에 대한 명상』에서/ 2013.11.8 <문학의전당> 펴냄
* 권순자/ 1986년『포항문학』, 2003『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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