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아타카마/ 김정임

검지 정숙자 2013. 11. 12. 23:45

 

 

     아타카마

 

     김정임

 

 

  구름이 산허리를 넘지 못해 지구에서 가장 메마른 땅 몸이

없는 것들이 뭉쳐 다니며 알 수 없는 기운을 내뿜었다

 

  소용돌이는 모래언덕을 만들고 돌아누운 당신의 등은 수

백 년 비가 내리지 않는 아타카마 반대 방향으로 돌아눕는

대신 늙은 낙타가 되어 사막의 건기 속을 걸어갔다

 

  안데스 만년설이 모래를 적시며 흘러내리자 죽어 가던 시

간이 수런수런 깨어났다 사막 풀이 메마른 뿌리를 적시고 물

내음에 취한 모래알이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뜨거운 피가 엄청난 속도로 흐르고 수많은 숨구멍으로 물

비린내를 끌어당기는 맹목의 순간이 찾아왔다

 

  살아 있는 자들은 사막의 꽃처럼 붉게 웃었다

 

  비가 오는 대신 남청색 별빛이 가슴으로 흘러내렸다 결

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사막의 일

부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사막의 모래언덕을 경배하

게 되었다

 

 

  * 시집『붉은사슴동굴』에서/ 2013.10.21/ <(주)천년의시작> 펴냄

  * 김정임/ 대구 출생, 2002『미네르바』, 2008《강원일보》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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