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카마
김정임
구름이 산허리를 넘지 못해 지구에서 가장 메마른 땅 몸이
없는 것들이 뭉쳐 다니며 알 수 없는 기운을 내뿜었다
소용돌이는 모래언덕을 만들고 돌아누운 당신의 등은 수
백 년 비가 내리지 않는 아타카마 반대 방향으로 돌아눕는
대신 늙은 낙타가 되어 사막의 건기 속을 걸어갔다
안데스 만년설이 모래를 적시며 흘러내리자 죽어 가던 시
간이 수런수런 깨어났다 사막 풀이 메마른 뿌리를 적시고 물
내음에 취한 모래알이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뜨거운 피가 엄청난 속도로 흐르고 수많은 숨구멍으로 물
비린내를 끌어당기는 맹목의 순간이 찾아왔다
살아 있는 자들은 사막의 꽃처럼 붉게 웃었다
비가 오는 대신 남청색 별빛이 가슴으로 흘러내렸다 결
국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사막의 일
부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사막의 모래언덕을 경배하
게 되었다
* 시집『붉은사슴동굴』에서/ 2013.10.21/ <(주)천년의시작> 펴냄
* 김정임/ 대구 출생, 2002『미네르바』, 2008《강원일보》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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