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한 줄, 혹은 두 줄/ 최금녀

검지 정숙자 2013. 11. 12. 22:00

 

 

    한 줄, 혹은 두 줄

 

     최금녀

 

 

  조간(朝刊)에는 아침마다

  창이 열리고

  죽은 사람들의 이름이 뜬다

 

  이름깨나 들어본 사람이나

  생뚱맞은 사람이나

  한 줄, 혹은 두 줄

 

  향냄새 흥건한 이름들

  기역 니은은 아니고

  밥그릇 수대로도 아니고

  계급장대로도 아닌 것 같고

  평수대로?

  그날의 운수대로인가?

 

  유독

  어떤 이름에선

  잠시 침묵하고

  한 번 더

  그 이름을 불러보며 창을 닫는다

 

  맑은 아침 공기 속에서

  죽음들과 자주 만나다보니

  아둔한 나도

  그들이 남긴 마지막 말을 알아듣는다

  한 줄, 혹은 두 줄이라는 그 말귀를.

 

 

  * 시집『바람에게 밥 사주고 싶다』에서/ 2013.11.1 <책만드는집>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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