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혹은 두 줄
최금녀
조간(朝刊)에는 아침마다
창이 열리고
죽은 사람들의 이름이 뜬다
이름깨나 들어본 사람이나
생뚱맞은 사람이나
한 줄, 혹은 두 줄
향냄새 흥건한 이름들
기역 니은은 아니고
밥그릇 수대로도 아니고
계급장대로도 아닌 것 같고
평수대로?
그날의 운수대로인가?
유독
어떤 이름에선
잠시 침묵하고
한 번 더
그 이름을 불러보며 창을 닫는다
맑은 아침 공기 속에서
죽음들과 자주 만나다보니
아둔한 나도
그들이 남긴 마지막 말을 알아듣는다
한 줄, 혹은 두 줄이라는 그 말귀를.
* 시집『바람에게 밥 사주고 싶다』에서/ 2013.11.1 <책만드는집>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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