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스트레스와 포옹하기/ 김하정

검지 정숙자 2013. 9. 6. 02:08

 

 

    스트레스와 포옹하기

 

     김하정

 

 

  내 머리 위에 납작한 돌 하나 내리누른다

  그때부터 키가 작아져

  나부즉이 짜부러지며 바닥을 찾았다

 

  붕붕 뜨기 좋아하는 성향을 다스리는 돌의 무게에 눌려

  두드리면 화답하는 딴딴한 돌소리 들으며

  얹힌 돌을 끌고 구르며 닳는 동안

  나도 어느덧 조약돌 모양으로 각이 풀렸다

 

  어느 순간은 주머니 속의 따뜻한 돌이었다가

  팔매쳐서 물수제비 몇 번에 수중 잠수하다가

  다시 내 머리 위로 올라온 그 돌

  무겁다

 

  거울을 보았을 때 나의 한 생애

  광어나 도다리처럼

  눈이 한쪽으로 쏠리고, 이윽고 돌을 닮아

  납작한 모양

  나는 아예 물과 땅의 밑바닥을 쓸며 다니다 무거워져

  때가 오면 고인돌의 덮개돌이 되는 꿈을 꾸었다.

 

 

  * 시집 『투명하고 환한 길』에서/ 2013.8.12 <문학아카데미> 펴냄

  * 김하정/ 경북 안동 출생,  2011『시문학』으로 등단

'시집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설  (0) 2013.10.08
콘솔/ 천선자  (0) 2013.09.22
국경 트레일러 남쪽/ 리 산  (0) 2013.08.24
망해사의 솔바람/ 황정순  (0) 2013.08.20
일기예보/ 강신용  (0) 2013.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