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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게놈지도』김인희/ 발췌

검지 정숙자 2013. 8. 30. 01:35

 

 

    과학철학에세이『언어게놈지도』김인희/ 발췌

 

 

 

 

 *『언어게놈지도』는 우주가 가진 기억의 지도이다. P_142.

 

 * 한 문장에서의 마침표(●)와 식물의 씨앗과 블랙홀의 위치는 같다. 필자는 "그 마침표와 씨앗과 블랙홀에는 모두 기억이 응축되어 있어 어느 한 시점에서 다시 정보를 방출하기 때문에 그 문장과 식물과 시공은 존재한다."라는 것이다. 이 이론을 시화하여 발표한 것이 <점●, 블랙홀(『여황의 슬픔』1966년)>이라는 시편이며, 이 시편을 통해 블랙홀의 비밀을 스티븐 호킹보다 8년이나 앞서 발표했던 것이다. 마침표와 씨앗은 블랙홀이 우주공간에 생겨난 과정과 똑같이 생겨난다. 마침표는 문장 속에 나타난 여러 의미들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대폭발(감동)의 순간을 거쳐 하나의 의미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식물의 씨앗도 마찬가지다. 꽃(대폭발, 감동)의 단계를 거쳐 꽃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하나의 조그만 알갱이, 씨앗 속에 담는다. 어느 시점에서 환경이 갖추어지면 씨앗은 저장했던 정보를 다시 방출하고 한 생애를 시작한다. 즉 마침표 씨앗이라든가 블랙홀, 하드디스크는 한 생애 동안 빨려 들어간 에너지 혹은 빛을 체계적으로 다시 방출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을 기억하고 그것들은 계속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 같은 기억 체계 안에 존재하면서 블랙홀만이 한 번 빨려 들어간 빛(정보)은 다시 방출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기억체계를 기하학적으로 해부하고 있는 나의 관점에서 스티븐 호킹의 그 블랙홀 이론은 처음부터 맞지 않는 이론이었다. P_123.

 

 * 필자는 1996년 9월, 존재와 언어와 의식과 시공간을 에너지로 통일하고, 통일된 우주의 에너지를 기하학적으로 상징화한 기하도형의 집단언어에 의해 스티븐 호킹보다 만8년이나 앞서 블랙홀이 어느 시기부터인가 다시 정보를 방출한다는 것과, 우주가 꽃과 씨의 일생을 반복적으로 산다는 것을 시형식을 빌어 발표했다. 즉 중력장과 질량, 의식과 무의식이 영원히 반복적으로 변환된다는 생각은 처음시집의 구조에서부터였으며, 거기에 따라 시를 쓰고 각 시집의 구조를 기하학적으로 기획했으며 에세이를 써왔던 것이다.

  존재와 언어와 의식과 시공간 모두를 에너지로 통일하고 기하학적으로 상징화한 기하도형의 집단언어에 수수께끼의 열쇠가 있었던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기억을 따라 회귀와 재현을 되풀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P_149.

 

  "거인별은 자신의 거대질량 때문에 속도가 빨라지고 그 속도는 중력(욕망)을 이기지 못하여, 다시 말하면 속도 때문에 에너지를 모두 소진시킨 후 안으로 무너져 내린다. 그 별로 빨려 들어간 빛은 얼마간은 다시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하지만 블랙홀은 일단 형성된 뒤 나중에 문을 열어 안에 빨려 들어간 물체에 대한 정보를 오랫동안 방출한다. 이것을 블랙홀이라 한다. (2004년 이전의 이론은 한 번 빨려 들어간 빛은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한다고 되어 있었으나 호킹은 2004년 자신의 그러한 이론이 틀렸음을 밝히는 논문을 발표했다)" P_153.

 

  * 그러니까 '씨앗'이 통합언어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는 것이다.

  씨앗-

  일반적 해석 : 곡식이나 채소 등 식물의 씨

  정신분석학 : 실재계

  의식해부학 : 원형무의식

  이론물리학 : 블랙홀

  의식기하학 : 점

  일반언어 : 마침표     

  등으로 해석될 것이다. 이 해석 하나를 보고 있으면 의식기하학에서의 '점' 하나로 수많은 의미를 나타낼 수 있으며, 기하학적인 '점' 하나로 참으로 여러가지 학문적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각 학문들을 에너지운동의 구조로 풀었을 때에 동일선상에 놓인 것들이다. P_240.

 

 * 꿈이나 환상은 감각적인 세계와는 완전히 반대편에 존재하는, 시공간을 얻지 못한 전자파들의 활동이다. 꿈속이란 자신은 물론 만물의 에너지가 하나로 연결된 곳에서의 집단기억의 체험이다. /  (……) 무의식 세계에서 분명히 하나의 에너지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일어날 일을 미리 꿈을 통해 볼 수도 있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P_136  

 

 * 인간이라는 에너지의 조직체는 그저 우주 모든 기억에 뿌리를 내리고 우주전체의 기억을 에너지로 사용하면서 운동하고 있을 뿐이다. P_268.

 

 * …… 만약 우주가 사각형이라면…… 모퉁이에 사는 인간이 늙어가는 속도와 직선상에 놓인 인간이 늙어가는 속도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우주, 이런 지구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 시대에 따라 지구 위의 모든 인간의 사고체계가 비슷하며 수명이 비슷하다는 것은 지구가 둥글기 때문이다. P_328.

 

 * 김석준) 해설中) 어쩌면 롤랑 바르트나 조셉 캠벨의 신화론의 그것처럼, 김인희 시인의 시론집 『언어게놈지도』는 언어라는 거대한 바탕 위에서 창작신화를 건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시인이 시도한 "언어〓물질〓시공간〓에너지〓신화" 라는 등식의 성립은 그야말로 신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일종의 메타신화의 면목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P_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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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게놈지도』/ 2012.10.30 <시산맥사> 펴냄

 * 김인희(시인)/ 경북 봉화 출생, 1992년『현대시』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