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뜬구름이라는 것/ 이정웅

검지 정숙자 2013. 6. 23. 02:11

 

 

     뜬구름이라는 것

 

      이정웅

 

 

  여러 점포들 옆, 시장길 쓰레기장엔 부서진 점포들과

  지루한 우울증들이, 앞이 캄캄한

  짙은 안개산처럼 쌓여갔다

  어젠 과자점이 무너졌고, 매월 주인이 바뀌어지는

  시장길 가게에 오늘은 또 통닭집,

  개업 잔치가 시작됐다

  팡파르가 울리고 이벤트 회사는 경쾌한 음악과 명랑한

  율동으로 개업의 흥을 북돋아줬다

  " 맛은 최고, 값은 정가에 3/2'

  호기심 속에 손님들은 뜬구름처럼 몰려와 멀리까지

  구불구불 늘어진 줄을, 세워갔다

  준비는 할만큼 했으니, 잘되고 못되는 것은 뜬구름 같은

  발길들 속에, 운명이라고? 

  새 가게는 끈구름 뭉치처럼

  튀겨낸 통닭을, 체념 섞은 희망처럼 쉴 새 없이 꺼내줬다

 

 

  * 시집『춘란 혹운 보춘화』에서/ 2013.6.15 <문학 아카데미>펴냄

  * 이정웅/ 충북 괴산 출생, 1989년『월간문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