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이라는 것
이정웅
여러 점포들 옆, 시장길 쓰레기장엔 부서진 점포들과
지루한 우울증들이, 앞이 캄캄한
짙은 안개산처럼 쌓여갔다
어젠 과자점이 무너졌고, 매월 주인이 바뀌어지는
시장길 가게에 오늘은 또 통닭집,
개업 잔치가 시작됐다
팡파르가 울리고 이벤트 회사는 경쾌한 음악과 명랑한
율동으로 개업의 흥을 북돋아줬다
" 맛은 최고, 값은 정가에 3/2'
호기심 속에 손님들은 뜬구름처럼 몰려와 멀리까지
구불구불 늘어진 줄을, 세워갔다
준비는 할만큼 했으니, 잘되고 못되는 것은 뜬구름 같은
발길들 속에, 운명이라고?
새 가게는 끈구름 뭉치처럼
튀겨낸 통닭을, 체념 섞은 희망처럼 쉴 새 없이 꺼내줬다
* 시집『춘란 혹운 보춘화』에서/ 2013.6.15 <문학 아카데미>펴냄
* 이정웅/ 충북 괴산 출생, 1989년『월간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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