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사과벌레 웜홀/ 김다명

검지 정숙자 2013. 6. 5. 16:18

 

 

    사과벌레 웜홀

 

      김다명

 

 

  사과에 난 구멍을 본다

  은하세계로 이어진 다리?

  사과벌레는 맥박이 뛰듯 꿈틀대는

  그 구멍 속으로 나방이 되어 빠져나갔다

  나는 사과벌레가 빠져나간 구멍 앞에서 숨을 고르며

  다시 그 구멍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애벌레로 성장해 오던 휘어진 그 길을 빠져나갈 때까지

  몸서리치도록 먹먹했을

  어디쯤에서 주저앉아 먹먹한 울음 울었을지도 모르는

  웜홀,

  막장이 열리자

  너는 빛의 속도로 또 다른 우주 속으로 달렸겠지

  달콤한 꿀 속에서도

  먹먹한 꿈만 꾸다가 일천억 개의 별로 된

  은하세계로 여행을 떠났겠지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블랙홀을 건넜겠지

  일방통행의 길,

  너는 그렇게 나에게서 광속으로 멀어졌다.

 

  * 시집 『옥잠화와 말이 통했다』에서/ 2013.5.25 <문학아카데미> 펴냄

  * 김다명/ ........ 출생, 2010『문학과창작』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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