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편지/ 아가(雅歌) · 2/ 너를 위하여(시 3편)/ 김남조

검지 정숙자 2024. 11. 3. 01:08

 

    편지/ 아가雅歌/ 너를 위하여(시 3편)

 

     김남조(1927-2023, 96세)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한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바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 전문 p. 48/ (출처, 제7시집 『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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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雅歌 · 2

 

 

  나, 네게로 가리

  한사코 가리가

  이슬에 씻은 빈손이어도 가리라

  눈멀어도 가리라

 

  세월이 겹칠수록

  푸르청청 물빛

  이 한으로 가리라

 

  네게로 가리

  전생의 지아비를

  내 살의 반을 찾으리

  검은 머리 올올이

  혼령이 있어

  그 혼의 하나하나 부르며 가리

 

  나, 네게로 가리   

   - 전문 p. 49/ (출처, 제7시집 『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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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국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나라 만세

    - 전문 p. 62/ (출처, 제19시집 『사람아,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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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조시집 회상 시선집 『저의 마지막 때 영혼과 사랑은 눈 감지 않게 하소서』에서/ 구명숙 엮음 2024. 10. 10. <국학자료원 새미> 펴냄

 * 김남조/ 1927년 대구 출생, 첫 시집 1953년 『목숨』~제19시집 2020년『사람아, 사람아』, 첫 수필집 1964년 『잠시 그리고 영원히』~제11수필집 1999년『사랑 후에 남은 사랑』, 1990년 대한민국예술원 문학 분과 회원 입회, 1993년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1958년 제1회 자유문학상 수상~2020년 구상문학상 본상 수상(본지 p. 152~155/ 김남조 연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