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노트

최치원이 기술한 유교의 효충(孝忠)은···/ 고영섭

검지 정숙자 2024. 10. 22. 02:29

<사학>

 

    최치원이 기술한 유교의 효충孝忠···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최치원이 기술한 유교의 효충孝忠 바깥에 나갔다 들어와서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집 안에 있다가 나아가서는 임금에게 충성하는(공자, 인칙효어가人則孝於家, 출칙충어국出則忠於國) 것으로 의미가 확정되었다. 이것은 부모와 임금 중심의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윤리관이다. 선진유학에서는 불교에서 말하는 쌍무적 윤리와 수평석 윤리가 어느 정도 유지되었다. 하지만 한대 유학에서는 쌍무적 윤리와 수평적 윤리는 사라지고 일방적 윤리와 수직적 윤리로 바뀌었다. 

  유교는 인 사상을 역설해 왔다. '인'은 '인'33)이며 '인하다는 것'人也者도 '인'34)이다. 이 때문에  '인'이 '인'보다 선행하며 '인'은 '인방문화'仁方文化에서 원류한다. 최치원은 정치사상 즉 치국治國을 통해 유교사상을 주로 표현해 왔다. "반드시 요순堯舜을 따르고 우탕禹湯의 정치를 펴면 천하가 창성하고 아름다워진다."35)  "만이蠻夷를 바르게 하여 우순禹舜의 풍으로 돌오게 한다."36) "어진 신하는 그 임금이 요순처럼 되는 것을 우선으로 삼는다.37)

  이러한 인식 아래 최치원은 동방을 가리켜 인향仁鄕 또는 군자지향君子之鄕 혹은 '동방세계'라고 하였다. 우리나라를 인방仁方의 동인東人의식 즉 동이 의식을 강조한 그는 한대 유학의 입장에 서서 효와 충을 유교의 핵심 가르침으로서 입론하고 있다. 최치원이 「난랑비서」에서 공자의 가르침으로 이 구절을 내세운 것도 이러한 바른 인식에 의해서였다. (p. 130-131)

 

  34) 『孟子』 「盡心」하. "仁也者人也"

  35) 崔致遠, 『桂苑筆耕』 권1, 「賀通和南蠻表」

  36) 崔致遠, 『桂苑筆耕』 권7, 「鄭畋相公」 제1 

  37) 崔致遠, 『桂苑筆耕』 권19, 「歲實須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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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사학 철학』에서/ 2024-가을(78)호 <사학_고운 최치원의 풍류 이해와 삼교 인식> 에서

 * 고영섭/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불교철학, 인도철학)와 동 대학원 불교학과(인도불교, 한국불교) 석/박사과정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동양철학, 한국철학) 박사과정 수료, 논저『한국의 불교사상』『붓다와 원효의 철학』『한국불교사』『한국불교사연구』『한국불교사탐구』『한국불교사궁구』(1~2), 『한국불학사』(1~4),『한국의 불교사상』『삼국유사 인문학 유행』『원효, 한국사상의 새벽』『원효탐색』『한국의 사상가 10인 원효』(편저), 『분황 원효의 생애와 사상』『분황 원효』『불학과 불교학』『한국사상사』등 다수, 현)동국대 불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