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하늘로
최영화
어릴 때 방에서 타고
마당에서 타던 세발자전거
아이들 자라자 천덕꾸러기 되어
처마 아래 구석진 곳 주차장이다
색 바래 남루한 몰골
세 바퀴 바람 가득 안고
옛 친구 만나 달리고 싶고
같이 지내고 싶다고 소리친다
버리려 대문 밖 들고 나가니
내리막 삐걱거리며 우는 바퀴
아이들 웃음소리 들리는 듯
까까거 까꺼거 크르릉
나무 사이 긴 장대 묶고
동아줄로 그네 걸었다
신나게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땅에서 하늘로 바뀐
빈 마당
-전문(p. 34)
-------------
* 시목문학 제6집 『물을 돌리다』에서/ 2024. 7. 30. <파란> 펴냄
* 최영화/ 2017년『문예춘추』 & 2022년 『상징학연구소』로 등단, 시집『처용의 수염』『땅에서 하늘로』
'사화집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단 멈춤/ 박순례 (0) | 2024.09.10 |
---|---|
하나이면서 셋인 의자*/ 김도은 (0) | 2024.09.10 |
바다 로또/ 임성화 (0) | 2024.09.08 |
무첨(無添)/ 박산하 (1) | 2024.09.08 |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 구광렬 (0) | 2024.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