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물총 싸움
이상우
남녀 학생이 그늘 밑에 모였다
선생님의 고함소리에
남학생이 수돗가로 뛰어간다
어미젖 먹는 돼지처럼 물을 넣는다.
남녀 학생이 그늘 밑에 모였다
선생님의 교대 신호에
여학생이 수돗가로 뛰어간다
뽕잎을 먹는 누에처럼 물을 넣는다.
남녀 학생이 운동장에 뛰어간다
선생님의 손짓 하나로
오리물총 개구리물총을 쏜다
웃는 얼굴에 뿌려 가짜 눈물이 난다.
남녀 학생이 그늘 밑에 모였다
선생님의 안전교육 평가에
방어 없이 공격만 하는 물총 싸움
전사자, 부상자가 없어 재미가 있다.
-전문-
▶ 해설> 한 문장: '물총 싸움'에서 비유적 묘사가 돋보입니다. 같은 수돗물을 마시기에 남학생은 꿀꿀꿀 돼지처럼, 여학생은 오물오물 누에처럼 비유했습니다. 그럼 '물총 싸움'은 어떻게 표현했나요? 오리물총, 개구리물총에 가짜 눈물이 난다고 했네요. 쏘아대는 물총 싸움엔 모두 공격만 해도 전사자, 부상자 하나 없는 재미있는 싸움이라고 긍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동시도 발상이 순박하고 사랑스럽습니다. 모두 서로를 배려하며 정을 나누는 모습들을 은연중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적절하고 명료한 비유로 시의 맛을 내고 있네요. (p. 동시 22-23/ 론 126-127) <김완기/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 사)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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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집 『참새의 꿈』에서/ 2024. 6. 25. <신아출판사> 펴냄
* 이상우/ 1997년 『문예사조』 신인문학상(수필) 수상, 2012년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동시) & 오늘의 작가상 (동시) 수상, 수필집『자동차 시대에서 휴대폰 시대까지』, 콩트집『엄마 이야기 아들 이야기』, 자서전『이승만 시대에서 노무현 시대까지』, 역사서『암탉이 울어도 수탉은 날개만 친다』, 어린이 교양서『이야기 소학』, 어린이 논픽션『서문초 이야기 360』『서문초 Ⅱ 이야기 제7학년』, 전기『지저스 스토리 리더십』, 에세이『거시기 하네요』, 편저『자칭! 神이라는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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