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닻
김차영
갯벌 속에 처박혀 녹슬어가는 뿌리
외로움을 힘껏 움켜쥐고 있다
저 뿌리에 매달려
몸피를 키워 잎도 피우고
열매도 매달았던 것들
썰물처럼 바다로 갔다
한데로만 떠도는
뿌리를 잊어버린, 아니
잃어버린 것들
망둥어처럼 바다에 가득하다
시나브로 뻘 속에 묻혀가며
눈은 수평선 위 고깃배를 따라가는데
그리움 더욱 붉어지는
버려진 닻
-전문(p.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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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시인포럼 제3집 『시, 바다와 썸 타다』 <테마시: 바다> 에서/ 2023. 12. 26. <미네르바> 펴냄
* 김차영/ 2021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 『미이라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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