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45
정숙자
화분에 갇힌 난초가 꽃을 피웠습니다. 말 못 하는 풀임에도 제 그리운 데를 바라보느ᄅᆞ 문 쪽으로 목이 휩니다. 꽃피움만이 그의 언어요 자유이거니, 향기는 그의 날아가고픈 마음이요 숙여 핀 꽃은 안길 데 없어 되돌ᄋᆞ온 메아리임을…, 불립문자로 읽었습니다. (1991. 9. 26.)
아침이면
유리창 가득
눈 맑은 햇빛이 웃어줍니다
일흔 넘도록
자획만을 애끓은 이가
굶지도 않고…,
먼 골에 묻히지도 않고…,
이로써 족합니ᄃᆞ
당신께 드릴 오늘의 꽃은
‘이로써, 이로써 족하옵니다’
-전문(p. 7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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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결』 2024-봄(창간)호 <신작 마당>에서
* 정숙자/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공검 & 굴원』 외, 산문집『행복음자리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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