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와잠(臥蠶)/ 류미야

검지 정숙자 2024. 3. 4. 00:49

 

  와잠臥蠶

 

  류미야

 

 

  어둠의 모양은 사각이 분명하다

  무성한 그 모서리, 사각대지 않고는 그런 깊은 그늘을 기를 수 없는 일이다 모진 잠 귀퉁이를 서걱서걱 파먹으며 한 줄기 푸른 꿈을 순하게 길어 올리는, 소금꽃 눈가 어룽진 얼굴 하얀 누이야, 사는 건 그렇게 때로 그루잠 드는 일이다

  둥글게 나를 껴안고 슬픔을 잊는 일이다

    -전문(p.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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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로여는세상』 2022-봄(81)호 <신작시> 에서

  * 류미야/ 2015년『유심』으로 등단, 시집『눈먼 말의 해변』『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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