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블록체인 외 1편
김은
나는 도시의 얼굴 블록의 고리다
칸칸마다 내 몸속에 들어와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만든다
화성의 사나이는 얼굴이 불그레한 달빛을 그려 넣고
금성에서 온 여자는 모딜리아니 모델처럼
색칠을 하고 분장한다
꾸벅거리며 조는 아기와 엄마
어젯밤처럼 단꿈을 꾼다
스스로 손바닥 속으로 들어가 히히거리는
젊은이들의 눈빛은 모두 우물에 빠져 있다
절뚝거리는 노인들은
둥지를 벗어난 철새가 되어
서열의 눈치만 본다
잠시 쉬는 동안 문이 열리면
오르락내리락
블록의 체인은 허물어지고
새로운 블록체인이 만들어진다.
내 몸속 짐짝들은 하루도 쉬는 적이 없다
어두운 터널 속 바람의 벽을 헤치고
오늘도 난 달리고 있다
그들의 목적지는 모른다.
나는 오직 종착역을 향하고 있을 뿐이다
-전문(p. 9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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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13
자정을 넘기는 초침 소리
창문틀에 서성이며
기다리는 커튼 속 웅성대는
희미하게 보이는 형체들
머릿속
귓속
상형 문자처럼
해석이 어지럽다
누가 왜
육하원칙을 적으며 써본다
안개 속처럼 희미하다
길의 갈래가 거미줄이다
길을 찾다 길을 잃었다
-전문(p.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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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시집 『불면을 드로잉하다』 에서/ 2021. 5. 10. <미네르바> 펴냄
* 김은/ 서울 출생, 2018년『미래시학』으로 등단, <미네르바 문학회> <한국문인협회> <시예술 아카데미> <한국 가톨릭 문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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