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시>
새해 새아침 숲길을 간다
이건청
새해 새아침,
멧새 한 마리, 푸르르 날아와
물푸레 가지로 옯겨 앉으며
알은체를 한다. 꽁지를
까닥이며 안녕, 안녕한다.
눈발 속, 명상에 잠긴 나뭇가지에서
일순,
쌓인 눈이 쏟아져 내린다.
아, 비산하는 환희여,
눈 시린 새날이여.
새해 새아침의 되새 떼들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른다.
새해 새아침 눈 덮힌 숲길을 간다
-전문(p.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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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집 · 서울』 2022. 12월(254)호, 2쪽 <시> 에서
* 이건청/ 1961년 ⟪한국일보⟫로 등단, 시집『실라캔스를 찾아서』『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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