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새해 새아침 숲길을 간다/ 이건청

검지 정숙자 2023. 3. 7. 02:27

<권두시>

 

    새해 새아침 숲길을 간다

 

    이건청

 

 

  새해 새아침,

  멧새 한 마리, 푸르르 날아와

  물푸레 가지로 옯겨 앉으며 

  알은체를 한다. 꽁지를

  까닥이며 안녕, 안녕한다.

 

  눈발 속, 명상에 잠긴 나뭇가지에서

  일순,

  쌓인 눈이 쏟아져 내린다.

  아, 비산하는 환희여,

  눈 시린 새날이여.

  새해 새아침의 되새 떼들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른다.

 

  새해 새아침 눈 덮힌 숲길을 간다

      -전문(p.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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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의 집 · 서울』 2022. 12월(254)호, 2쪽 <시> 에서

  *  이건청/ 1961년 ⟪한국일보⟫로 등단, 시집『실라캔스를 찾아서』『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