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창간사 : 토포스(Topos)에서 아토포스로(부분)/ 박남희

검지 정숙자 2023. 2. 12. 15:33

<창간사>

 

    토포스(Topos)에서 아토포스(Atopos)(부분)

 

    박남희/ 시인· 본지 주간

 

 

  '아토포스'라는 이름을 달고 이 세상에 나온 잡지가 여러 면에서 비문학적인 문학 판을 어떻게 문학적인 문학 판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이 문제는 해묵은 난제라는 문학적 클리셰의 테두리를 과감하게 허물어서 새로운 문학 판을 조성해 나가려는 시전문지 『아토포스』의 첫 번째 비전이기도 하다. 기존의 우리 문학 판은 지나치게 '토포스'에 얽매여서 '아토포스'적 문학의 본질을 외면해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아토포스』는 앞으로 순수한 문학성을 넘어서는 지나친 파벌주의나 물신주의를 배격해 나갈 것이다. 그리하여 그동안 왜곡되었던 문학의 순수성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시전문지 『아토포스』는 '장소 없음'의 창의적인 장소성을 표방하고, 이미 정해져 있지 않은 새로운 문학과 문학환경을 지향하는 잡지이다. 다행스럽게도 『아토포스』는 발행인이나 편집인이나 주간 한 사람에 의해서 독단적으로 운영되는 잡지가 아니다. 일차적으로 『아토포스』의 주체는 여러 명의 편집진이지만, 궁극적으로 이 잡지는 문학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토포스』는 열려 있다. 앞으로 『아토포스』는 문학계의 소크라테스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앞장서 나갈 것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내가 시를 만든 것이 아니라 시가 나를 만든 것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앞으로 『아토포스』는 '아토포스'가 '시인'을 시인답게 만들 뿐 아니라 '시인'이 '아토포스'를 아토포스답게 만드는, 아름다운 시 전문지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p.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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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토포스』2022-겨울(창간)호 <창간사> 에서, 부분

  * 박남희/ 시인, 본지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