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하루가 다하면 밤 오듯이/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8. 02:19

 

    하루가 다하면 밤 오듯이

 

     정숙자

 

 

하루가 다하면 밤 오듯이

이제 저의 생生은 잠에 듭니다

 

아침에서

노을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 보고 들으며

겪고 스치며 지내었지요

 

아프고 외롤 때마다

임 떠올리면 기쁨이었고

 

설혹 고통에 묶일지라도

기다리는 복으로 빛났더이다

 

유언(遺言)도 공중에 사위는 적소(謫所)

하늘과 땅이 알면 그뿐이오니

 

사모의 몸으로 기던 벌레는

상엿길에 나비되려 잠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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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