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하면 밤 오듯이
정숙자
하루가 다하면 밤 오듯이
이제 저의 생生은 잠에 듭니다
아침에서
노을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 보고 들으며
겪고 스치며 지내었지요
아프고 외롤 때마다
임 떠올리면 기쁨이었고
설혹 고통에 묶일지라도
기다리는 복으로 빛났더이다
유언(遺言)도 공중에 사위는 적소(謫所)
하늘과 땅이 알면 그뿐이오니
사모의 몸으로 기던 벌레는
상엿길에 나비되려 잠에 듭니다.
-------------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제2시집 · 그리워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문고 가얏고 버들피리는/ 정숙자 (0) | 2013.02.10 |
---|---|
어둠은 직녀의 베틀인지요/ 정숙자 (0) | 2013.02.08 |
늪에 가라앉는 마음이래도/ 정숙자 (0) | 2013.02.08 |
귀뚜라민 작아도 소리쳐 울고/ 정숙자 (0) | 2013.02.07 |
기다리어 오실 임이면/ 정숙자 (0) | 2013.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