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거문고 가얏고 버들피리는/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0. 02:39

 

 

    거문고 가얏고 버들피리는

 

      정숙자

 

 

  거문고 가얏고 버들피리는

  울며도 금노래 자아냅니다

 

  끌 아래 점점이 살 에일 때

  그 아픔 어떠했으며

 

  휘휘 바람 가슴에 찰 때

  적막은 얼마나 깊었으리까

 

  당겨도 놓아도 신비의 애가(愛歌)

  잊었다 찾아도 애틋한 연가(戀歌)

 

  그렇듯 온몸이 곡조가 되어

  생명을 초월한 삶이기까지

 

  얼마나 여러 번 죽고 또 죽어

  다시 없는 죽음을 넘었으리까

 

  제 혼은 풀피리만 되어진대도

  이승길 헛되지 아니하련만

 

  어쩌다 설움 많은 사람이 되어

  못 비우는 그리움에 체읍(涕泣)이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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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