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
하두자
거울 속에서 어둠을 묶었네 생쥐 한 마리 커튼을 타고 내려오네 벽이 끌려 올라가네 거울 속에서 어둠이 흘러나와
온종일 헛배 부른 내 쓴 입으로 들어가네
찌그러진 거울이 긴 복도를 걸어가네
내가 보았던 내 얼굴들이 하나로 겹치면서 얼굴들은 하나씩
생쥐가 되어 줄타기도 하면서 서로 자리도 바꾸네
거울은 나를 뱉어내고 나는 어둠 속으로 자꾸만 빨려 들어가네
거울 속에 나는 보이지 않고 어둠만 가득 고여 있네
*시집『불안에게 들키다』에서/ 2010.9.5 <리토피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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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두자/ 부산 출생, 1998『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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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하두자 님의 동의를 얻어 여기 실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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