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열린시학 제63회 신인작품상 당선작> 中
별일 시냅스 외 1편
김솜
통로에 누워 봤어요?
달리는 꽉 찬 버스
순간 정신을 놓쳤어요
마음들이 바닥에 쏟아졌겠죠
이별하거나 장례식장엔 다녀오지도 않았어요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없어서 술에 기댔죠
술이 발효된 기분을 실감했어요
죽어보고 싶었니?
바닥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에 울음이 생겼어요
바닥이 먼저 알아봤어요
좋은 사람을 계속 좋아하기 쉬울 것 같죠?
손을 놓친 유리컵은 바닥을 만나 주저 없이 깨지는데
우리는 우리를 풀지 못합니다
창문에 어린 얼굴을 빗줄기가 쓸어줘요
일침을 가하듯 번개가 반짝,
잠깐 피었다 진 꽃 같은 순간입니다
두서없는 일이 두 시간 전의 통보를 붙잡아요
별일 아니라는 듯 무관심한 관심이 필요해요
마침내 어떤 순간이 발생했을 뿐입니다
바닥 밑에는 밑바닥
밑바닥 밑에는 무엇이 있나요
먹구름도 구름의 일족이죠
-전문(p. 1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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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rl+c, Ctrl+v
평범하다
눈물이 희박한 상태로
하루가, 일 년이 어쩌면 평생이 평범함에 매몰될 것 같다
지루하다
웃을 일이 별로인 상태로
나와 상관없는 불협화음이 주는 불편은 밥 한 끼 더 먹는 일처럼 무의미하다
승패는 링 위에 있고 나는 박수나 쳐주는 구경꾼
뉴스를 듣는다
뉴스가 전하는 행운이나 극단의 참사는 그저 관객 잎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식탁 앞에 앉아 무력과 무감을 씹는다
뇌에 구름이 잔뜩 끼어 굼뜬 몸
무명씨로 무명씨 아닌 사람들을 따라 하다 잃어버린 건 나,
보잘것없음을 뒤집으면 무엇이 쏟아질까
저기까지 가면 뭐가 있을까
별일을 기대하며 별별 생각을 섬기다가
고故 아무개가 되기 전에 뭔가가
되고 싶다
될래
될까
되게 하자
될 것 같다
되어간다
되어가는 중인가
되도록 하자
될 수 있을까
되는 방향으로 가자
되려는 태도가 불안이다
되돌리기엔 멀리 왔다
될 때를 기다리자
될 때까지 기를 쓰자
되도록 해를 보자
되자 앞에서
한 발
또
한 발
되다는 그런데 어디에 있을까
여전히 질문만 되풀이 중이다
-전문(p. 116-117)
* 심사위원 : 이지엽 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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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시학』 2022-여름(103)호 <제63회 열린시학 신인작품상> 에서
* 김솜(본명,김옥희)/ 충북 옥천 출생. 배재대학교 유아교육과 & 방송통신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 고려대평생교육원 시 창작과정 수료, 2019년 중랑신춘문예 시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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