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6
정숙자
어제 잃었던 것을 오늘 찾았습니다. 어제에 울지 아니하고 오늘의 기쁨을 울었습니다. (1990.7.2.)
_
전에 살던 아파트는 3층이지만 오래 자란 후박나무가 빗소리와 새소리까지도 들려줬습니다.
느닷없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그 집을 팔아, 애들을 보살피고, 저는 이곳으로 옮겨 앉았던 것이에요,
그런데, 그런데요. 처음으로 비 오는 날이었습니다. 소나기가 막 쏟아지는데도 그 푸르디푸른 생기 발랄한 빗소리가, 단 한 줄도 들려오지도 느껴지지도 않지 뭡니까.
(???)
여긴 12층
창밖엔 허공뿐이었습니다.
때때로 ᄒᆞᆷ께 울어주고, 천불이 나는 속 식혀주기도 했었는데, 이제 그 친구의 그리움까지를 혼자 울어야 합니다. 이사 올 때 빠뜨린 것, 놓고 온 것 깨우치는 게 이리도 뒤늦을 줄 몰랐습니다.
------------------
* 『미래시학』 2022-여름(41)호 <이 계절의 초대 시>에서
* 정숙자/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뿌리 깊은 달』등, 산문집『행복음자리표』『밝은음자리표』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택화_연민 의식으로 조각한...(발췌)/ 김권곤 : 포맷당하다 (0) | 2022.07.16 |
|---|---|
| 유리창/ 윤영훈 (0) | 2022.07.15 |
| 1950년 9월 28일 일기 외 2편/ 이보숙 (0) | 2022.07.14 |
|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4/ 정숙자 (0) | 2022.07.13 |
|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3/ 정숙자 (0) | 2022.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