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얘야, 부디 끄나풀은 놓지 말라/ 차영한

검지 정숙자 2022. 7. 5. 02:02

 

    얘야, 부디 끄나풀은 놓지 말라

 

    차영한

 

 

  부엉이바위가 발톱을 세우고 운다 간헐적으로

  내 앞에 놓인 돌부리를 쳐다보면서

  외길임은 눈짓하지 않는다 빛의 숨소리 감지하고 있다

 

  다시 오고 있는 낮과 밤의 빛살 그 순환 그림자 짚어

  경사지는 그 굴곡 걱정까지 중심을 잡고

  본능을 감추면서 퀀텀 0과 1의 동시성 침묵을 인식하고 있다

 

  0을 나누면 저 무한대가 타버린 절규를 마지막 내뱉듯

  1초 만에 저 긴 날갯소리와 눈알 360도 회전에도 무음을 

  내장하고 비상하듯이

 

  간빙기의 간밤 변화가 내려준 하얀 눈덩이 구멍 사이

  이미 4차원의 시공간 그 움직이는 선을 포착

  파란 달이 깨어지는 초저녁 개울 속살마저 낚아채는 만큼

 

  AI는 3차원 부피를 알고 현(弦, string)으로 잇대주고 있다

  전혀 비난받는 소환점이 없는 부엉이는

  "얘야, 부디 끄나풀은 놓지 말라!" 삶과 죽음에도

 

   --------------------

   * 『현대시』 2022-6월(390)호 <신작특집> 에서  

   * 차영한/ 1979 『시문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