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퇴고/ 권상진

검지 정숙자 2022. 6. 22. 02:51

 

    퇴고

 

    권상진

 

 

  버려야 할 것과 고쳐 써야 할 것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냥 두어야 할 것이 있다

 

  한 끼 밥이 차려졌다 물려지고

  뜬금없는 세상을 새벽까지 받아 적다가

  엎드려 잠든 몸을 받아주면

  소반의 한쪽 다리가 삐걱거린다

 

  버릴까 고칠까 그냥 둘까

 

  오래된 이와 시간을 나누다가

  어긋나버린 생각 때문에

  반듯하던 감정을 그만 바닥에 쏟았다

 

  그쳐 쓰지 않는 것이 사람이라지만

  버릴 수도 없고

  그냥 둘 수도 없어서

 

  그날,

  그의 가슴에 못 하나 박고 돌아왔다

 

  --------------

   * 『창작21』 2022-봄(56)호 <신작시> 에서

   * 권상진/  2013년 <전태일문학상> 수상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눈물 이후』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슬 프로젝트-56  (0) 2022.06.23
이슬 프로젝트-56/ 정숙자  (0) 2022.06.22
알맞  (0) 2022.06.22
알맞/ 정숙자  (0) 2022.06.21
플롯 연습/ 휘민  (0) 202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