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birthday to you
장석원
발골, 네가 나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창문을 틀어막고, 출입을 봉쇄하고
내가 움직이지 못하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콘크리트와 철근처럼 우리는 떨어질 수 없고
아무것도 되지 않게 해야 한다
뼈가 물러지는······ 피 한 방울 남기지않은······
나프탈렌처럼 사라지는······ 내가
너에게 스며들 때, 너의 발열, 나의 동결
하나였다가 둘로 쪼개지는 것
나의 피 네 살이 되고
너의 피 내 몸을 채우고
피는 피로 나의 피는 너의 피로 너의 피는
나의 피로
터질 것 같다
냇가에 나가 앉아 나를 기다리는 너는 밀려드는 저녁을 응시하고
슬픔과 증오가 구별되지 않고, 덩그러니, 숨이 사그라들고
너는 나를 부르고 나는 돌아가지 않고, 물끄러미, 어제의 나를 돌아보네 얼굴이 흘러내렸네 전염병처럼 저녁 속으로 퍼져가네
훈향 가득한데, 먹구름 우글거리는데, 빼앗긴 것 같은
밤은 지워지는 사람 쪽으로
너는 나를 잃고 토마스처럼 탈선한다.
-전문-
시인의 말> 한 문장: 살아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 걷고, 먹고, 잠잘 때조차, 심장 박동이 들리지 않는다. 몸만 여기에 있다. 독백뿐이다. 서늘한 바람이 당도한다. 아직 살아 있는 것이 분명하다.
글 쓰는 순간, 눈 밝아지고, 세상 어둠 가까워지고, 바람 손을 내밀고, 턱밑까지 차오른 다른 자들의 호흡.
다른 몸을 사랑하고, 다른 존재가 되고 싶고, 다른 세계가 그리워진다. 겨울이 지날 때, 나의 무엇이 드러날까. 무엇이 이곳에서 눈을 뜰까. 어떤 갈증이 세계를 향해 고개 들까.
언어의 무기력이 아니다. 피로하다. 한 시집이 재가 된 후 찾아온 고요, 무겁다. 음악만이 나를 안아준다. (Michael Kiwanuka, 「Solid Ground」 진동이 느껴진다. (p. 시 68-69/ 론78)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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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사』 2021-겨울(108)호/ <시사사 포커스 1/ 신작시> 에서
* 장석원/ 2002년 ⟪대한매일⟫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아나키스트』『태양의 연대기』『역진화의 시작』『리듬』『유루무루』 현)광운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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