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첫눈/ 강빛나

검지 정숙자 2022. 4. 29. 00:27

 

    첫눈

 

    강빛나

 

 

  나지막이 해안선이 발목에 잠긴다

  눈 소식 전하고 싶은데

  바닥에 눈이 간다

 

  스노우타이어로 교체해야 하나

 

  눈발에 집중은 못하고

  느린 강의나 끝내 줬으면 싶은데

 

  눈이 그쳤다

 

  아쉬워서 다행이라고

  주머니에서 주먹만 한 불안을 뭉쳐

  몽돌만큼 굴렀다

 

  풍성한 마음은 피상에서 오지 않는다

 

  사탕을 빨던 아이가

  씀바귀를 삼키면서 훌쩍 어른이 되지만

 

  뭉글뭉글 반죽된 섬처럼

  그렇게 눈사람을 빚고 있다

 

    ---------------------

   * 『미네르바』 2022-봄(85)호 <신작시>에서

   * 강빛나/ 2017년『미네르바』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