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냄새
황형철
그를 방에서 꺼낸 건
오래 굶주려 뼈만 남은 냄새였다
계단 한 층을 타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보일러가 계속 돌아 높은 온도 탓에
빠르게 부패한 것이라고
경찰이 제법 또박또박 말했지만
실은 모두 알고 있었다
더는 내려갈 바닥조차 없을 떄
부패는 시작됐다 냄새는
출입 금지 수사 중 노란색 띠를 넘어
구경 나온 사람들 목덜미를 훑었고
오싹한 몸을 움츠려 코를 가릴수록
흔적도 없이 스몄다
구급차가 빨갛게 빠져나가고
사람들의 옷에 묻은 냄새를 털며 돌아섰다
알게 모르게 나눠 가진 냄새는
벽에 슨 곰팡이처럼 번질 것이다
추운 겨울이므로 더욱 잘 자라게 됐다
지하에서 채 올라오지 못한 냄새는
섧게 부패가 계속됐다
무색無色으로 집안 곳곳에 남아
물릴 수 없는 조건으로
다음 세입자에게 대물림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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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아돌하』 2022-봄(62)호 <신작시>에서
* 황형철/ 전북 전주 출생, 199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 2006년 『시평』으로 등단, 시집『바람의 겨를』『사이도 좋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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