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사랑/ 심재휘

검지 정숙자 2022. 4. 21. 01:33

 

    사랑

 

    심재휘

 

 

  쇠물닭 한 마리가 물가에서 몸을 씻는다

  빨간 부리로 물을 연신 몸에 끼얹지만

  날개깃에 묻는 시늉만 하고 흘러내리는 물

  날개를 들어 안쪽의 깃을 고르고

  흉한 발은 물에 감추고

  참 열심인 저것

  이내 천천히 헤엄쳐서 간다

  돌아서 있는 쇠물닭 한 마리에게로

  깊이를 알 수 없는 물 한가운데로

 

   ----------------

  * 『미네르바』 2021-겨울(84)호 <신작시>에서

  * 심재휘/ 1997년『작가세계』로 등단, 시집『적당히 쓸쓸하게 바람 부는』『용서를 배울 만한 시간』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