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홍용희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댐 공사가 끝나면 강바닥이 드러날 것이라 했다.
그러면 물귀신이 마을로 걸어 들어올지 모를 일이었다.
어떤 해는 모래밭에 시신을 셋이나 건져 올렸다.
빙빙 휘감는 물살에 발목이 잡혔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온 사람도 있었다.
물길의 깊이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늙은 산 그림자가 늘 잠겨 있었다.
밤이면 검은 소용돌이에서 괴성이 울리곤 했다.
댐 공사가 끝나 가면서 강물이 말라 갔다. 마을 사람들은 말수가 적어졌다.
강 쪽은 쳐다보지도 못했다. 바람 많은 밤에는 일찍 불을 끄고 문을 잠갔다.
엄습하는 안개에 마을 사람들은 자주 놀라곤 했다. 시름시름 앓는 사람들이 늘어 갔다.
물귀신이 어디에서 어떻게 해할지 아무도 몰랐다. 축축한 나뭇잎들이 비밀의 목록처럼 고개를 떨구었다.
모두 입조심을 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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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2022-봄(79)호 <신작시>에서
* 홍용희/ 1966년 경북 안동 출생, 199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등단, 저서『김지하 문학연구』『한국문화와 예술적 상상력』, 평론집『꽃과 어둠의 산조』『아름다운 결핍의 신화』『대지의 문법과 시적 상상』『현대시의 정신과 감각』 『고요한 중심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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