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도 떠 오지 않는 하늘을 구름도 떠 오지 않는 하늘을 ―思慕․101 정숙자 구름도 떠 오지 않는 하늘을 초원처럼 아득히 바라봅니다 두둑도 주인도 없는 공중은 한 장의 푸르른 임야(林野) 때로는 목화꽃 그득히 일고 과일 같은 별 무수히 익는 마지막 은둔처 푸른 하늘에 오늘도 맡기는 한 긋 외로움 임은 고요.. 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2013.03.07
어제 없던 슬픔의 연 어제 없던 슬픔의 연 ―思慕․102 정숙자 어제 없던 슬픔의 연(鳶) 공중에 떠 헤매입니다 무너지는 비탈 아래 피하지도 못하고 서 있는 풀잎 찰나 속에 숨겨진 덫 그 그물의 죄원(罪原)은 무엇입니까 강물처럼 임을 부르며 쓸쓸함으로 채우는 가을 바람결 살처럼 깊이 꽂히고 부서진 얼.. 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2013.03.07
다가서는 걸음마다에 다가서는 걸음마다에 ―思慕․103 정숙자 다가서는 걸음마다에 못 다 버린 아픔 고여옵니다 무엇으로도 건질 수 없는 그리움의 기나긴 병고病苦 한낮 태양 높아지면 오히려 줄어드는 그림자처럼 임의 빛 우러를수록 스스로의 발아래 진하는 마음 갈대만큼 울지도 못할 적막한 가슴에 .. 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2013.03.07
서러움도 임의 빛이면 서러움도 임의 빛이면 ―思慕․104 정숙자 서러움도 임의 빛이면 화사한 봉오리로 피어납니다 서른 여섯 해 혼을 쏟으며 기다림의 끈에 꿰인 눈물과 눈물 봄이면 철쭉밭 두견만 같고 겨울이면 눈밭 위 기러기 되어 어느 하루ㄴ들 편안한 잠에 금침의 포근함 누렸으오리 괴로움 바쳐 노.. 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2013.03.07
언제인지 모르게 당신은 언제인지 모르게 당신은 ―思慕․105 정숙자 언제인지 모르게 당신은 제 마음의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젖은 이름 바쳐드릴 때 무지개보다 소나기를 먼저 주시며 당신의 사랑은 메아리처럼 먼 먼 울림으로 오셨습니다 아침 호수의 황홀한 물별 공중에 뜨는 뭇별들마저 당신께서 임한 뒤.. 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2013.03.07
숨 지울 기쁨 찾으라 하면 숨 지울 기쁨 찾으라 하면 ―思慕․106 정숙자 숨 지울 기쁨 찾으라 하면 임의 이름 부르렵니다 낮과 밤 모두 바쳐도 들꽃처럼 외로운 떨림 고독이 고요가 되기까지는 얼마나 넓은 강을 건너리이까 혼자 마음에만 기쁨이 됨은 혼자 마음에만 떠도는 슬픔 꺾이면 그만인 줄거리 곁 갖가.. 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2013.03.07
하나의 고비 남겨 두심은 하나의 고비 남겨두심은 ―思慕․107 정숙자 하나의 고비 남겨두심은 더 자라라는 뜻이온지요 끝이라 싶어 쉬는 길섶에 다시는 이으시는 험한 등성이 몸은 영혼의 집이오나 영혼은 몸의 꽃이오니 임께서 정하신 곳 멎기도 하고 임께서 정하신 날 지기도 하며 원하는 건 고요의 노래 이.. 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2013.03.03
아직 부르지 못한 노래는 아직 부르지 못한 노래는 ―思慕․108 정숙자 아직 부르지 못한 노래는 어제 지운 달처럼 산에 있나요 아직 부르지 못한 노래는 내일 솟을 해처럼 물에 있나요 임 앞에 올리면 슬픈 얘기도 임 앞에 올리면 아픈 얘기도 별처럼 잔잔한 빛잎이 되어 산에 들에 꽃처럼 황홀한 무늬 아직 부.. 제1시집 · 하루에 한 번 밤을 주심은 2013.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