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46/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24. 4. 12. 02:42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46

 

     정숙자

 

 

  여름날 뭉게구름만큼이나 많은 슬픔을 농사지었습니다. 그 목화로 실을 뽑아 하늘 닿는 가락을 수놓으려 합니다. 희디흰 실을 뽑고 남은 씨앗으로는 내일을 그리지요. 검고 검은 겨울밤이면 창문 흔드는 바람 소리와 ᄒᆞᆷ께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삐걱삐걱 세상을 읽겠습니다. (1990. 10. 8.)

 

            

 

  지금, 이곳은 어디일까요?

  연옥이란

  단테 알리기에리가 신곡에 쓴

  사후 세계 어디일까요?

 

  아닌 듯합니다

  <이곳이 바로 연옥인 듯합니다>

 

  그런 생각이 들고 보니

  하루하루ᄀᆞ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이 정도면화려하지 않아?>

 

  그런 생각이 들고 보니

  저녁노을이 새삼 꽃ᄃᆞ웠습니다

     -전문(p. 2_자필// p. 160-161_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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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딩아돌하』 2024-봄(70)호 <초대시>에서

  * 정숙자/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공검 & 굴원』『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등, 산문집『행복음자리표』『밝은음자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