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구름에 업혀가는 달 얼굴이/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23. 23:20

 

 

    구름에 업혀 가는 달 얼굴이

 

     정숙자

 

 

  구름에 업혀 가는 달 얼굴이

  오늘따라 더없이 고와 보여요

 

  그리고 그리던 환상의 임

  선가(仙家)의 수레 빌려 오신 듯

 

  초봄 진달래

  마른 가지는

  메이는 기쁨으로 꽃눈을 뜨고

 

  정겨운 그 해후 우러러보며

  천 강물 만 개울도 찬미의 노래

 

  끝없는 별숲 조용한 바람

  아침 더디어도 복된 초야(初夜)에

 

  꿈에 뵈온 임인 듯 높은 보름달

  오늘따라 더없이 고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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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