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24

대담/ 정숙자 : 임현숙(기자)

『산사랑』 2010년 9-10월호 | 정숙자 시인 : 임현숙 기자 숲은 나에게 맑고 따뜻한 고향입니다 Interviewee : 정숙자/시인 Interviewer : 임현숙(글)/객원기자 · 편집위원 시월 숲길 정숙자 흔들지 않아도 떨어지는 시월 숲길은, 석양은, 새로 칠한 단청빛이다 감자 싹같이 포근한 편지 북으로, 남으로도 날려 보내자 금홍이의 동전 여막밭 새소리도 이 무렵 바람에선 음이 깊었다 싸리꽃 냄새, 탱자나무 길 돌계단 몇 개 날아내리면 고구마순 한 무데기 먹던 우리집 뿔이라곤 모르고 늙었던 황소 흔들지 않아도 떨어지는 시월 숲길은, 추억은, 제자리서 꼭꼭 여문 풀씨들이다 -전문, 『정읍사의 달밤처럼』(한국문연. 1998.) --------------- 늦여름, 가끔은 서늘한 바람이 불어 가을..

대담 2021.02.13

『계간 파란』2020-여름호/ 좌담_이후의 정념들(발췌)

이후의 정념들(발췌) 장석원: 다들 아시겠지만 '파란' 모토 중 하나를 말할게요. 시가 좋은데 세대, 성, 에콜 같은 기준으로 분리되어 특정 영역에 갇힌, 읽히지 않는, 잘 보이지 않는 시인들을 찾자. 이찬: 그런데 다른 문제가 하나 더 있는 것 같아요. 그걸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전문가 혹은 대중이라고 하는 기준과 좌표를 여기다 세워 놓는 것도 이상하지만, 이것도 어떤 세대 차이 또는 세대 의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컨대 지금 젊은 시인들 혹은 시인 지망생들이 이 시집을 따라가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더구나 유망한 젊은 시인들이 시인의 미학과 감수성과 세계관을 추구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고요. 그러니까 좋은 시와 새로운 시, 그리고 시를 둘러싸고 있는 전문성과 대중성의 문제, 나..

대담 2020.06.14

2020년 웹진시인광장 특집대담/ 이령 시인(사회): 정숙자 정하해 김희준 시인

2020년 웹진시인광장 특집대담 - 주제: 시가 마음을 치유(治癒)할 수 있는가? ▣ 사회: 이 령 시인 (본지 부주간) ◼대담: 정숙자, 정하해, 김희준 시인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여는 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맞아 세계는 지금 총체적 혼란의 시국에 직면해 있습니다. ..

대담 2020.04.25

대담/ 정숙자 : 시사사 포커스

'시인'이라는 이름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 정숙자 1. 새해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근황은 어떠신지요? 걸어갈 때는 길가의 돌멩이, 풀꽃, 먼 산 등이 제 모습 그대로 눈에 들어오지만, 차를 타고 달리면 무엇 하나 제대로 구분할 수가 없게 되지요. 혼합된 색과 선으로 휙휙 미끄러지며 시간 밖으로 빠져나갈 뿐입니다. 현대의 한국인들 대부분이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요? 뭔지 모르게 숨 가쁘고, 허허롭고 종잡을 수 없는 바쁨 속에서…. 하지만 그런 중에도 초점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건 누구나 내면에 방향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경우야 물론 '시'라는 구심점이 푯대이지요. 읽고, 생각하고, 느끼고 바라는 모두가 거기 응집되니까요. 그런데 그에 따른 내면..

대담 2019.04.22